본문 바로가기

퐁당퐁당/머문곳

도서 정원 [속초 동아서점]

지난 겨울엔 속초에 방문했었습니다. 휴가다! 라던지 하는 큰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마나님 추천으로 휙 날아가보았더랬죠.

몇군데 들른곳이 있었는데 그중 한군데가 동아서점입니다. 사실 이곳을 가려고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속초특산물 '달콤식탁'에 들르려는 김에 근처에 오래된 서점이 있다고해서 들러보았습니다.

멀지 않아요! 서로 걸어서 5~10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달콤식탁은 다음번에 다뤄볼게요 :D

서점 전경입니다. 60년이 넘었다고해요. 외관이 단정합니다.. 흰색위주에 나무를 곁들이는 구성은 깔끔함과 따듯함을 동시에 줄수 있어 이제는 문법처럼 기능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입구입니다. 흰 외벽을 금속 타공판으로 보이는 자재를 사용하셨네요. 아마도 외부 리모델리을 거치신 모양이에요. 기존 창호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외관을 다듬기에 아주 좋은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심심할 수 있는 매스에 좋은 택스쳐 역할을 하고있는듯 하네요.

입구에 경사로도 준비되어있는 세심함이 퍽 와닿습니다. 직접 큐레이팅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아마 외부에 보이게 진열해 두신 책이 최근 고르신 책인가봐요.

내부입니다. 외부에서의 이미지가 내부로도 잘 이어져있습니다. 서가나 가구를 어두운 색으로 배치해서 무게감을 부여하고, 밋밋할 수 있는 분위기를 다양한 소품과 적색빛이 도는 바닥재를 사용해서 조화롭게 풀어내신것 같아요.

서점이 넓고 책들도 많지만 들어섰을때의 느낌이 답답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밝은 천장과 눈높이를 넘지않는 중앙 서가의 높이덕분인 것 같네요.

동아서점의 베스트 에세이5! 골라두신 책을 두고 그 주위로 해당 주제의 책들이 있습니다. 대형서점에 가면 ABCD로 분야가 주루룩 나열되어 있는 마트를 연상하곤 하는데요. 이곳은 큐레이팅 도서를 중심으로 다른 책들이 드문 드문 군락지를 이루는 정원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수풀이 지나 저 덤불엔 내가 모르던 들꽃하나 숨어있을 것만 같았네요.

또한 전집들을 잘 진열해주셔서 보는 즐거움들이 배가 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영도 작품들이 양장으로 모여있는 광경에 환호하기도 했고요. 최근에 새책 내셨다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큰 서점이지만 소위 대형서점에 이르는 거대함은 아닙니다. 하지만 쉴곳과 걸을 곳을 충분히 마련해 둔 것같은 배치는 서점을 정원처럼 즐길 수있기에 충분한 안락함을 주었네요. 책이 많은데 너무 많아서 난잡해보이는 진열에 지칠때 이곳에 한번 들르신다면 조금더 열린 시야에서 천천히 내가 모르던 내가 좋아할 것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점이나 카페 운영은 많은 사람들에게 한번쯤 겪어보고 싶은 선망과도 같은 것이겠죠. 많은 정갈한 것들이 주는 끝없는 새로움은 몽실몽실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이 있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선망은 단편적 이미지의 나열이고 미디어의 한 장면으로 남겨지는, 내 현실에서 두 발가락은 먼 상상일텐데요.

막연한 선망을 누군가 삶 속에서 굴려나가는 모습을 보시고 싶다면, 동아서점 한번 방문하셔서 책속에서 쉬다 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아서점 인스타 바로가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