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제시카 존스 시즌3 _ 넷플릭스 (Jessica Jones SE3:FINAL at NETFLIX)

공식적으로 종료된 넷플릭스의 디펜더즈 라인업의 제시카존스 세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입니다. 여러 감독의 손을 타서인지 조금은 부침이 있어보였던 시즌2에 비하여 이번 시즌은 전반적으로 고른 톤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보편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난 시즌은 주요대사만 놓치지 않는 수준에서 대충대충 보았다면 이번에는 조금 늘어지는 중반을 지나서는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중반에 늘어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사이드킥이나 조연그룹에 대한 비중이 많은 것에 비하여 그 배경이나 고뇌가 밀도있게 다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개인개인에게는 앞으로의 행동에 대한 배경이 되어줄 것이겠지만, 정작 제시카존스에게서 거리를 둔 일이 나비효과처럼 영향을 주는 비중에 비해서 러닝타임에 차지하는 시간이 너무 길게 보였습니다. 복합적으로 사건과 빌런을 배치하고 엮다보니 설명하고 밀어줄 것이 많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정도는 날리고 좀더 조밀하게 연출했다면 중반이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같네요. 트리시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부분은 사실 시즌1에서 제시카의 과거 시절 회상의 재탕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물론 그것이 제시카를 롤모델로 삼고싶어했던 것에 대한, 혹은 질투나 열등감의 폭발을 끌어내려는 반복적 표현일 수는 있었겠지만 분량이 너무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롯을 만들어놓고 보니 좀 부족해서 13화를 맞추려는 어쩔수 없는 수순으로도 보였습니다.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감상이 거들어준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주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경단'에 대한 해석이나 '비난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Super'들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에 대한 묘사와 그에 대한 범죄자들의 열등감과 우월욕구들을 좁은 배경에서 다룰 수 있는 사이즈에서는 잘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크나이트로 대표되어 수도없이 반복되었던 자경단에대한 해석과 판단이 범위내에서 반복되기는 합니다만, '인간계의 수퍼히어로'라고 볼 수 있는 디펜더즈의 세계관에서, 초법과 위법의 사이에서 자신의 설 곳을 유지하려는 제시카의 노력과 고통을 통해 '능력'이라는 것이 'GIFT'일 수 없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초반에 묘사되듯이 많이 힘세며 조금 회복이 빠르고 충동에 시달리는 어쩌면 매우 단련된 일반인보다 조금더 나아간 수준인 제시카 존스이기에 이제 히어로물로 분류하기도 애매해 보이지만, 그렇기에 일상의 능력자라는 것에 대한 묘사로서 한가지 대답이 된 것처럼도 보입니다. 물론 디펜더즈라는 시리즈안에서 아이언피스트같은 무협드라마와 함께 묶여있기 때문에 좀 더 빛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시즌이라는 감상과 나름대로 납득할 만하게 정리되는 엔딩은 언젠가 다음시즌이 제작되어도 좋겠다는 기대감을 남겨줍니다. 

 

** 이하 마지막 문단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시즌1을 함께했고 다음 시즌을 위한 마무리로서 두번째시즌을 마감하고도 캔슬된 루크 케이지의 등장이 반가웠습니다. 제시카가 애매한 '수퍼'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걸맞는 조언을 해줄 사람은 결국 비슷한 세계를 걸어가는 사람이었던 것이겠죠. 모든 가족을 잃고 뉴욕을 떠나려는 제시카는 마지막 터미널신에서 "잘생각했다. 어서 여기를 떠나라"는 킬 그레이브의 환청을 듣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을 찾은 듯한 표정으로 티켓을 등지고 돌아서죠. 킬 그레이브의 환청은 도망치는 것 같은 상처입은 자신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극복의 기점일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자신을 희생한 영웅으로 인정받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싶은 자신의 의도를 킬 그레이브라는 트라우마를 매개삼아 표현한것 일 수도 있겠습니다. 킬 그레이브를 통해 살인을 경험하고 그 트라우마의 극복 또한 살인을 통할 수 밖에 없었던 제시카였기에, 자신을 거울삼아 빌런이 된 트리시처럼 다시금 킬 그레이브를 꺼내들어 떠나려 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핑계로 삼는 것으로도 보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빌런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 할렘의 왕이된 루크 케이지처럼 말이죠. 디펜더즈2가 어떤 느낌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지도 다양하게 상상해 볼 수 있었던 마무리였기에 저는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시즌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가 가진 독점권을 생각해보면 한동안은 만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제시카 존스. 마블로 넘어가 새로 제작된다고 하더라고 크리스틴 리터가 보여준 싱크로율을 생각한다면 다른 배우가 같은 역을 맡을 경우에 느껴질 이질감이 상당할 것만 같아 리부트는 없었으면 하기도 합니다. 시즌2에 실망하셨던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셔서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D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