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작 파친코에 대한 요구가 있어 애플 티비+를 1개월 결재하였습니다. 시즌2가 나오면 몰아보기위해 저는 보지 않았지만, 오리지널쪽에 개리 올드만의 얼굴이 보여 냉큼 시청하였습니다. 분량도 6화정도로 짧은 축에 속하더라고요. 많이 남지 않은 결재기간을 활용하기에도 딱 좋았습니다. 애플티비에 대하여 그 유명세에 비해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대략 여러 OTT에 뿌려져 있는 컨텐츠 소비 연결에 도움을 주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고 오리지널 작품도 조금 있는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첫화에 자사 콘텐츠 광고가 나오는 줄은 정말 몰랐네요. 잘못틀었나 싶어 몇번을 껐다켰다 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제공하고 있지 않는 작품들이 함께 노출되다보니 헛갈리는 부분도 컸어요. 슬로 호시스를 다볼때쯤 약간 적응이 되었다 싶더군요.
첫인상이 길어졌는데, 다시 슬로 호시스로 돌아와보죠. 특별히 영화나 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는 편은 아닌지라, 배우들의 면면을 다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 확실히 아는 얼굴 하나나 둘, 그외에는 본 것같은 얼굴이 좀 있는 정도죠. 지금 끼적이는 글줄도 리뷰라기보다는 주관적인 감상문이고 개인적 기록일 따름입니다. 각설하고, 유명세로는 천상에 있는 게리 올드만의 출연시간은 그 유명세만큼 엄청나지 않습니다. 총 6화를 돌아보았을때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잘 배분되어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출연시간도 적절했겠지만 인물마다 부여된 성격을 딱 적당한 설명으로 쌓아 지루하지 않았고 전체 흐름속에 각각의 역할이 잘 스며들어 짜임새가 좋아보였습니다.
슬로 호시스라는 단어자체 처럼 MI5에서 어떠한 경위를 통하여 좌천된 인물들은 매사 느긋해보입니다. 특수한 범주인 첩보집단이라기 보다는 출퇴근과 봉급에 만족하는 월급 도적에 가까워 보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느긋함은 일종의 자기방어 수단일 뿐 대부분의 구성원은 슬로 호시스에 오게된 경위나 이유 혹은 그 좌천이라는 상황에 집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정점에는 나태함의 상징과 같이 보이는 잭슨 램이 있죠.
하지만 다른 구성원들이 그렇듯 잭슨 램에게도 경위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달관한 태도와 '내가 다 해봐서 아는 것' 같은 선승스러운 직관도 뿌리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번 시즌을 통해서 몇몇은 이유를 찾거나 골라 아픔과도 같은 과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리즈가 좋았던 점은 그 과정 속에서 거의 모든 구성원의 사유가 작동하고 아픔 혹은 극복의 과정이 서로에게 위안이나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는 거에요. 모두 슬로 호시스까지 오기전에는 뾰족한 사람이었을테니까요.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계기가 이번 시리즈의 시간들이었겠지요.
6부작이라는 짧은 길이 속에서 뿌려놓은 씨앗들을 대부분 훌륭하게 거두는 모양새역시 좋았습니다. 수미쌍관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깔끔한 느낌이었어요. 아직 남아있는 부분들이 물론 있지만, 답답하다기보다는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하네요. 애플티비를 다시보게 될 정도의 좋은 기억이었어요. 다만 아직은 타 OTT과는 약간 다른 UI가 익숙하지는 않아 조금 불편하긴했네요. 어쩌면 애플TV 단말기에 맞춰진 조작을 염두에 두어서일까요? 이번에는 한달 구독만 하고 마치지만 조금더 컨텐츠가 쌓이면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르겠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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