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썸네일형 리스트형 은교 _ 박범신 _ 문학동네 _ 1판 18쇄 약간의 에로티시즘에 대한 생경함을 지내보내고 나면, 근간에 읽은 것중 가장 깊게 남은 애브리맨과 철학자와 늑대에서 주워담았던 단상을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 나이드는 것과 깊어짐은 대채로 별개의 일이며 어림은 순진함일지언정 순수함은 아니리라는 막연한 상상. 평생을 치열하게 보낸 노년에도 이어지는 폭풍과 나뭇잎 흔드는 바람에 쓰러지는 거목을 구경하시라. '야함'에 대한 막연한 데면함을 주워넘긴다면 매끄럽게 오르내리며 부서지는 욕심을 지켜보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것이다. 결국 나도 태어나, 살다, 죽을 것이기에. 당신과 같이. 다만 같은 사건에 대한 세 화자의 반복된 서술은 1Q84의 지지부진함을 떠올리는 면도있어 속도감을 저해하는 느낌도 든다. 지상의 노래도 비슷한 형식이거니와 같은 대상을 두고 장소와 속력..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