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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담은것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at Netflix)

엔드게임 블루레이 출시를  코앞에 두고 좋은 작품으로 알려진 스파이더맨 애니매이션을 보았습니다. 국내 출시제목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라는 이름입니다. 아무래도 마블의 창작물들을 영화로만 접하신 분들에게는 더 받아들이기 쉬운 제목이라고 생각되지만, 2014년 진행된 '스파이더버스' 이벤트를 인상깊게 보신분들에게는 원제인 '인투더 스파이더버스'쪽이 조금더 흥미로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책으로 진행되었던 스파이더버스 이슈에서는 정말 수많은 스파이디들이 등장합니다. 하나 하나 검색해보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물론 몇몇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그냥 보셔도 무관하겠습니다. 저도 마블의 원작들을 찐하게보았던 것도 아니고 기회될때 사거나 보았던 정도이었습니다만, 워낙에 오래된 영웅인 스파이디이기에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그 일대기를 훑는 기회가 되었기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영화에서는 주인공 마일즈 모랄레스를 포함하여 일곱명의 스파이디가 등장합니다. 

 

오래된 코믹스이니만큼 설정도 깊고 다양하지만, 저같은 맛보기들에게는 오히려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얼티밋 유니버스'라고 하는 세계관을 골격으로 삼아 실사영화가 아닌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출발을 알립니다. 하지만 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빈약한 편인데 스파이디군의 경우 마일즈와 616-피터파커를 제외하고는 묘사하고있는 바가 상당히 빈약하고 더군다나 빌런들에 대하여는 프라울러를 제외하고는 설명이 없다시피하죠. 물론 저역시도 함께보던 마나님이 더 덩치는 능력이 뭐냐며 킹핀을 가리켰을 때 연관된 설명을 요약할 자신이 없어 '힘이 아주 세다' 라고밖에 말해줄수가 없었습니다. 킹핀의 장점은 대중과 언론을 주무르는 카리스마와 행동력에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어떤 사례를 들어야할지 감이 안잡혔거든요. 

 

그렇게 보면 이 영화는 불친절합니다. 하지만 경쾌하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대폭 날려버리고 마일즈에게 집중하는 묘사는 두번의 실사영화를 좋지 못하게 정리해야했던 제작사가 스스로를 리부트하려는 노력으로 보이기도했습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스파이디에 관심에 가지게 해줄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해보입니다. 위 포스터의 스파이더맨 로고는 몇몇 이미지가 겹쳐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표현역시 그러한데요, 초점이 맞는 인물이나 시점을 제외하고 그외의 부분이 저렇게 분명하지 않은 선들의 집합으로 윤곽이나 질감을 가집니다. 이것은 3D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매이션의 표현적 특성을 다듬기위함이기도 하겠지만, 여러 세계관이 중첩된다는 주요사건을 직접적으로 내포하고 있으며 마일즈가 능력을 깨닳아가면서 늘어가는 만화책적인 표현과의 조화를 위한 연출로서도 훌륭한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지요.

 

말씀드렸다시피 E-1610은 이번 영화의 배경인 얼티밋 유니버스입니다. E-616이 소위 '원작' 스파이디의 세계관이고 E-65는 스파이더버스의 수퍼스타 스파이더 그웬, 그외 페니파커와 스파이더햄, 느와르 스파이더맨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는 의미있게 다뤄지지 않고 굳이 이 한편을 보기위해 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저런 요소들은 다음작품으로 이어가기위한 바탕에 불과할 뿐 이 영화는 애니매이션이 가지는 다양한 표현적 특징과 시원시원한 웹슈팅, 다중차원을 표현하는 방식과 그 사이를 활보하는 스파이디들을 보며 즐기면 되는 영화로 보입니다. 물론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엔드게임처럼 마블을 영화 아이언맨으로 시작했으나 엔드게임을 보기위해 23부작을 챙겨봐야하는 볼륨이 만들어질 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언맨1이 그러했듯 첫 시작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만큼 즐기면 되겠습니다.

 

물론 경쾌한 표현과 적절한 생략이 있었지만 첫 시작치고는 다중차원의 여러 스파이디들이라는 설정은 허들이 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개상의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더 튀기도하지요. 아는 사람이 보면 오마쥬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물음표와 억지섞인 유치함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을 영화판으로만 보았던 분들이라거나, '이거 재밌대!'라는 추천으로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흥행도 평가도 기대이상인 것으로 보아 쿠키에서 이어지는 다음 스토리도 어서 보고싶네요. 제목마냥 스파이더버스에 발딛었으니, 다양한 방면으로의 전개가 이어질 것같아 흥분되네요. 더군다나 피터파커 위주의 전개가 아닌것으로보아, 토템으로 상징되는 원작 스파이더버스와는 조금 결이 다르게 진행될것 같아 또 다른 재미가 있을듯 합니다.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고, 소개해줄 만한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또 다른 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만한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였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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