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가 보여준 의외의 성과라고 알려진 아쿠아맨을 보았습니다. 사실 큰 기대가 없어서 안보고 있었는데 카카오페이지에서 쿠폰도 얻었고 할인도 하고 있어서 여차저차 보게되었습니다. :p 아쿠아맨은 이름에 비해서는 스토리나 능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요. 어쩌면 제이슨 모모아라는 배우가 가진 아우라가 아니었다면 이제는 소실된 저스티스리그에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육체 능력이 탁월하며 수영을 잘하고 삼지창을 든, 딱 그정도의 이미지로는 DC 트리니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조금 장소적, 능력적 한계가 쉽게 보이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배우를 믿고 한번 감상해보았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색감과 수중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발판삼아 기대치를 한껏 올려보고 시작하였습니다.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빠르고 간결한 설명, 그리고 실내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대한 독특한 시선처리 등의 연출은 맨오브스틸에서 이어지는 마블과는 다른 액션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같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전개에 있어서는 당혹스러운 부분이 왕왕 보입니다.
전개가 빠른것과는 다른 의미로 인물의 결단과 심리가 훅훅 결정됩니다. 이정도면 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결정을 내리거나 마음을 뒤집고 돌진하는 캐릭터들을 보고있자면, 아무리 고전적인 의미의 영웅설화로 봐주려고해도 실소가 나오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은 두시간이 조금 넘는데, 어쩌면 처음에는 엔드게임분량의 콘티를 준비했다가 억지로 잘라맞춘것만 같아 연출진의 고뇌가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세시간을 가져가기엔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가 강력하지 않은 것도 있었겠으며, 빌런을 둘 설정해놓고도 징검다리 빌런의 기원까지 설명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한 것도 같습니다. 애초에 원작에서의 활약을 생각하면 소모되기엔 너무 아쉬운 빌런이었기도하고요.
수중을 묘사하는 아이디어와 미장센을 자랑하고 싶은 촬영팀의 의도가 여기저기 많이 보이기도합니다. 하긴 그런 연출이 없었다면 히트비전없는 슈퍼맨식 액션으로 흐를수도 있었겠지요. 다만 머리카락이 일렁이는 부위의 CG가 어색해서 가뜩이나 한결같고 가늠하기도 쉬우며 고뇌하지 않는 인물들의 심각하기만한 대사신이 더욱 힘들었기도했습니다. 후반의 대전투는 "우와"로 시작해서 "고질...라?"로 마무리 되었는데요. 해저괴수와 발전된 아틀란티스 병기들의 전투여서 더욱 특촬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아쿠아맨이라는 애매한 인기의 캐릭터로 뽑아낼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이루어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특히 극장에서 대화면과 사운드로 보았다면 해저신에서의 압도적인 물량이나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아무리 큼직하더라도 TV로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으며, 마블이 애매하게 비벼가며 전개했던 캐릭터의 인지부조화가 얼마나 최선의 경로인지를 잘 느낄수 있었던 전개였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연출은 눈여겨볼만합니다. 다만 보시게된다면 좀더 고전적인 분위기를 감안하고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극장에서 보았다면 더 좋았을 영화, 아쿠아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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