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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시즌2 (Mind Hunter SE2 :: Netflix)

'프로파일링'이라는 단어를 글자이상의 용도로 접한 것은 제법 역사가 깊어진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를 통해서 였습니다. 언제 접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않는 팀으로서 활동하며 논의하고 토론과 추론을 통해 범인을 뒤쫒거나 앞지르는 전개는 그럴싸해보이면서도 보는 이 역시 그 판단을 따라 생각하게 함으로써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같습니다. 오늘 살펴보려는 넷플릭스 드라마 '마인드 헌터'는 어쩌면 그 기원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시리즈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한참만에 두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마인드헌터는 '연쇄살인'을 골자로 '프로파일링'과 같은 수단을 마련해보려고 하는 FBI내 부서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사회성에 약간 잡음이 있어보이지만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인한 홀든 포드와 그런 홀든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조직를 상대하고 타협하면서 쉽지않은 가정사를 끌고가려는 빌 텐치, 그리고 이들의 노력을 이론적 틀로 이끌어 수단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웬디 카 교수라느 세 사람이 새로운 부서를 창설하고 이론을 다듬어가는 것이 골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들은 연쇄살인범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심리나 행동양식 및 동기나 근거들을 이끌어내어 기록하고 상황에 따라 분류하여 파일링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시즌1에서는 홀든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고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조악하나마 초기 단계의 프로파일링이 억지스럽게라도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빌과 웬디의 사생활을 중심으로 범죄자를 대하는 공권력의 구성원이 어떤 내적갈등을 맞이하는지를 중심으로 보여주고있습니다. 좋지않은 그룹에 휘말린 아들이 연루된 사건으로 괴로운 빌은 살인을 저지른 집단을 이끌었던 리더와 구성원을 마주치게되고, 팀에 합류하기전 커밍아웃까지 한 바있는 웬디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서 동성애 및 사도마도히즘이 포함된 범죄자를 인터뷰하게 되죠.

 

시즌1에서 맞이한 공황장애를 애써 부정하려고 오히려 자신의 이론에 집중하고 고집을 세우는 홀든과 무너지는 가정과 일 어느한쪽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빌, 팀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시작하자마자 삐걱거리는 연애관계에 힘들어하는 웬디는 어수선한 자신의 상태에 어려워합니다.

 

시즌2의 중심사건은 흑인아이들이 연쇄적으로 납치, 살해, 유기되는 애틀란타를 무대로하고 있습니다. 불안함때문이었을까요? 홀든은 자신이 세운 불안한 범인상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려고 어설픈 실험까지 곁들이며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은 이론으로서 기존의 수사방식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프로파일링의 단촐함은 사건을 완벽하게 풀어내지도, 이론적으로 완성될 기미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팀이 서로의 사생활로 괴로워하는 만큼이나 사건의 진행은 더디고 갑갑합니다. 그리고 사건은 불완전연소로 바스라져버리고 말죠.

 

처음이 드라마를 선택한것은 웬디역의 배우 애나 토브 때문이었습니다. 프린지라는 독특한 드라마에서 그 오랜 시즌을 이끌어간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 하지만 데이비드 핀처라는 걸출한 제작자가 붙어있을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론이라는 것을 처음 정립하는 속도만큼이나 심각하게 느린 전개임에도 요소요소에 보는 이가 눈치챌 수 있도록 세심하게 마련해 놓은 장치들로 환기시킵니다. 하다못해 첫 인터뷰에서 버벅이던 배치와 총기류를 제출하는 장면도 반복하면서 숙달되는 모습으로 그려 팀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것 처럼요. 그런 퍼즐적 요소들을 여기저기 두어 시청자가 발견하고 즐거워하게 하면서 느린 전개를 더 촘촘하게 메꿔 충실감을 주는것도 같습니다.

 

섬세한 연출만큼이나 장점이 많은 시리즈라고 생각됩니다. 단점이라고 여겨질만한 것도 의도로 보일정도로 말이죠. 시리즈의 타이틀 시퀀스도 팀의 업무와 어려움에 대하여 섬뜩하게 묘사하고 있으니 꼭 놓치지 말고 감사하시길 바랍니다. 드디어 윤곽이 드러나는 듯했지만 다음시즌으로 넘어가버린 시리즈 전체에 걸쳐 조금씩 풀어내는 BTK에 대한 전개도 기대되는 괜찮은 드라마 마인드헌터. 감독이 심각하게 테이크를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의 완벽주의자이기에 시리즈 공개가 늦다고 하는데요. 다음 시즌에 대한 제작이나 일정이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인터넷을 조금 찾아보니 빨라야 무려 21년 2분기를 예상하는듯 합니다. 늦더라도 꼭 나와주면 좋겠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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