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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담은것

7초 (Seven Seconds) [Netflix]

(이미지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드라마 '7초'입니다.

하얀 눈길 어딘가에서 새 부임지로 향하는 한 형사가 한눈을 판사이 소년을 충격하게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평소에 다니지 않던 길을 지나던 소년은 형사의 차량에 치어 치명상을 입게 되지요. 형사는 겁에 질려 새 동료들을 부르게 되고, 그들은 그간의 사고현장 경험으로 소년이 죽은 것으로 판단, 증거를 인멸하고 자리를 뜨게됩니다.


사건은 마치 의도된 듯이 능력부족의 검사에게 할당되게 되고 검사는 타의에 밀려 사건속을 헤메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단서가 나오고 불명확한 법질서와 자잘한 정치적 치임을 겪게됩니다. 약점이 있던 검사는 그것을 극복하는 듯 마는 듯하며 힘겹게 사건을 끌고 나가게되죠. 


아이의 부모는 각자의 만족에 편중된 방식으로 가정을 다듬어 왔습니다. 때문에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이가 보여주는 표면적인 모습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죠. 하지만 아이가 겪은 거대한 사고앞에서 '나름대로'는 의미를 잃고 가정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새는 부스러집니다.



7초는 미국이라는 배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면모를 인종차별을 바탕으로 하여 함축적으로 풀어냅니다. 줏대없는 검사는 우유부단하게 흔들리기만하고, 부모라는 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다가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슬퍼하기를 원하죠. 단단한 마초집단은 내부결속이라는 핑계로 사실을 감추는 것에 전력을 다합니다. 저 위에서 내려다보시는 분들은 어느쪽이 더 달콤할까만 궁리하며 패를 고르고 있고요.


강건하지 못한 검사는 주인공스럽지 못합니다. 중간중간 다잡는 모습이 나오지만, 그것이 '정의'라는 가치를 위함인지 자신과 주변에 대한 분노에서 나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죠. 한줄기 빛과도 같은 증거는 도망가고 망가져서 안타까움과 분노를 남깁니다.


이 드라마는 형사극이자 법정물이자 인종차별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과 공권력의 내부비리, 그리고 그 모든 부조리에 흔들리는 피해자와 말랑한 주역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일이 왜 그렇게 되는 지 내심 알고있던 모습들을 그저 확인하는 과정일 수도 있죠. 


하지만 외면하기에는 그 나약함이 내속에서 부르는 어떤 것이 있습니다. 동질감. 혹은 비슷한 상황에서의 외면, 또는 닥쳐올 상상에 대한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겠죠. 무슨 짓을 해도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그일을 실제 있었던 일로 밝히는 과정은 지난하고 무섭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 때 내 편은 누가있을까요? 결국 내가 그 편에 설 용기가 없다면, 누구도 내편에 서달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의나 정의같은 거창한 가치가 아닌, 소박하게도 나를 위해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의 드라마 '7초'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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