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연작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사실 공개한지는 조금 되었지요. 소재적으로 끌리는 것들이 있어 전체를 다 감상하고 적어볼까하다가 다섯편 정도에서 그치고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리즈의 명칭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몇가지 키워드를 공통분모로 삼아 '해보고 싶었던 것을 이렇게 열심히 해보았다.' 는 느낌이 가득한 연작입니다.
'러브 데스'는 청불 등급을 가리키고 '로봇'은 주로 SF적인 것을 다루겠다는 의지일까요? 작품은 제법 폭력이 낭자하고 성적인 코드를 거칠게 사용하고있습니다. 장편 영화로 만들어서 필모에 올리기에는 다듬어지지 않거나 조금 부족한 소재를 자극적인 표현과 상상력으로 담금질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애니매이션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놀랍고 훌륭한 연출이나 표현들이 가득해서 즐거웠습니다.
다만 러닝타임이 짧고 그만큼 이야기가 압축되어있거나 생략되어있으며, 개연성보다는 표현 목표를 향해 달리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처음의 흥미는 점점 사그라들어 다섯편을 보고 일단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감상한 다섯편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제가 본, 오늘 소개 할 다섯편입니다.
1] 무적의 소니 (SONNIE'S EDGE)
- CG 영화입니다. 연작이기에 작품마다 분위기가 상이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번역이 좋지 않습니다. 돈이나 숫자에서도 오역이 좀 있었던 듯하네요. →의역이 어색해보이는 부분이 좀 느껴졌달까요? 상당한 수준의 게임무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거친 과거를 가진듯한 선수-소니가 조종하는 여성형 괴수-카니보어의 싸움과 파이트 씬의 무대뒤를 그리고 있지요. 베터맨과 양산형 에반게리온에서 힌트를 가져온 것같은 괴수를 뇌파로 조종하여 돈이 걸린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전투장면이 제법 흥미롭습니다만, 전투의 시퀀스가 단조로운 감이 있습니다. 잔혹한 표현이 많으며, 좀 더 펼쳐볼 이야기가 있을듯 합니다만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만한 반전이기에 이렇게 단편으로 즐기는 편이 더 낫겠다 싶기도합니다.
2] 세대의 로봇 (THREE ROBOTS)
- CG 영화로서 인류 멸망 후 관찰자로서의 로봇의 과거사 체험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대의 로봇이 종말이후의 도시를 관광한다는 아이디어를 영상화 한것으로, 인류를 한걸음 뒤에서 바라본다는 감각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Ai의 미학에 대한 의문들은 제법 깊이 있는 부분을 건드리고 있는데, Ai는 독자적 심미안을 가질 수 있는가? 그렇다면 프로그래밍된 심미는 교육된 미학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와 같은 쉽게 결론내리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생각을 가져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시니컬한 유머를 다루는 번역의 한계는 조악한 영어실력의 제 귀에도 들릴정도였으며, 멸망과 세월을 버틴 인류의 음식들은 인류의 껍질보다 강인한 모양입니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겠죠? 인류가 멸종했지만 고양이는 살았습니다. 고양이에게 잘합시다.
3] 목격자 (THE WITNESS)
- CG영화에 2D 이펙트 그림자, 의성어, 화장, 배경 등등 다양하게 톤을 조율합니다. 실사이미지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하고 있는 듯하는데, 풀3D보다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사-3D-2D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은 극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가속시켜 주었고 어쩌면 굳이 따지자면 애니매이션임에도 실존에 가까운 실감을 선사하는 듯 했습니다. 다만 큰 의미없어 보이는 퇴폐적 표현은 좀 흐름을 끊는듯 싶었네요. 돈받고 3D로 야한걸 화려하게 표현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요. 스토리는 많이 다루어진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훌륭한 연출과 버무려져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을듯합니다. 다섯편 중에 최고!
4] 슈트로 무장하고 (SUITS)
- 3D로 제작된듯하나 독특한 랜더링과 화면내 레이어분리를 통하여 스톱모션 애니매이션 혹은 일러스트에 가까운 영상처럼 보였습니다. 미래의 기술이 생활속에서 어떻게 쓰일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좋아보였으며, 농장에의 침략을 막기위한 1가구 1로봇의 독특한 생활상도 흥미로웠네요. 하지만 백전노장같은 말들을 하면서 전략과 전술도 없는 멍청한 전투는 스토리라고 부르기에 조악하기 그지없었으며 필요도 없는 자폭으로 억지 감동을 주려는 시도는 매우 불쾌했습니다. 애초에 대형 벙커에 원격 병기까지 만들어놨는데 참호도 없고 나무 담장이나 설치해 놓는게 말이 되나요? 거기에 번역도 이리튀고 저리튀는 것이 안그래도 몰입하기 힘든 조건들에 찬물을 더했습니다. 15분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성급함이 가져온 졸작이지만 영상의도나 연출은 훌륭했다고 마치겠습니다.
5] 무덤을 깨우다 (Sucker of Souls)
- 오랫만에 만나보는 고전적 분위기의 작화입니다. 펜화가 움직이는 느낌의 훌륭한 퀄리티인데 이런 좋은 느낌의 동화를 가진 애니매이션은 정말 오랫만이네요. 일단 뛰고 뛰며 도망하는 와중에도 식견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박사를 끝까지 데리고 도망하는 대장의 모습이 '슈트로 무장하고'의 등장인물들 다음에 봐서 그런지 썩 그럴싸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원판 제목을 극중에서는 '영혼을 빨아들이는 자'로 번역해두고 제목은 다른걸 쓰는군요. 일종의 의역이라고 봐야할까요? 가벼운 느낌의 연작제목으로는 영혼탐식자같은 오래된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따먹는다는 표현은 번역해주면서 욕설은 생략하는 이유가 뭔가요?
여기까지 다섯편입니다. 일단 접어두었다는 표현을 하였지만 다시 볼지는 모르겠네요. 이정도의 표현은 게임속에서도 조작을 동반하여 느낄 수 있는 경우가 왕왕있을 뿐더러 조금은 더 깊이 있게 내용을 다루려고 하니까요. 가볍게 15분 정도 뭔가 보고싶다는 욕망이 생길때 한편씩 보신다면, 제법 괜찮은 경험이 되실 듯은 합니다. 다만 저는 여기까지.
다음에 뵙죠.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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