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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_ 한강 _ 문학동네 _ 1판4쇄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이번이 네 권 째 한강 작가의 소설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희랍어시간 - 채식주의자 - 소년이온다 를 거쳐 이번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로 떠오르는 걸 보면 대략 맞는 것 같네요. 이번 책의 경우 책을 읽는 경험적인 면에서 지난 작품들과 비교 하자면 책 제목과 작가 이름이 재밌어서 집었던 희랍어시간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조각한 표현과 갈아낸 묘사들이 가리키는 것이 인물의 내면인지 작가의 마음인지 창밖의 풍경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책의 전반부는 읽는데 오래걸렸습니다. 글이 어렵다기보다는 계속 길을 잃는 기분이들어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지요. 단 두명의 주요 화자와 한줌도 안되는 등장인물인데 화자의 속내를 들여다보다 지치기 일쑤였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첫 꼭지를 지나고나면 뒤는 좀 더 몽환적이나 속도감있습니다. 환상과 환각의 경계 어딘가에서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늘어놓는 모습에서 오는 묘한 거리감이 좋았습니다.

이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새, 밤, 불꽃이 세개 장으로 이름지어져있는데요. 처음의 새에서 느껴지는 개인화된 눅진하고 무거운 중량이 다음장 밤으로 넘어가면서 실제했던 사실에 대한 묵직함으로, 불꽃에 이르러서는 가족애에 걸친 개인과 사회의 고통에 까지 이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모두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다루고 표현하고 있고 어둡고 아픈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지만, 형식상 후반부로가면서 기록을 해석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을 거치다보면 어느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만 같기도했네요.

도입부 부터 한강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다루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들이 섞여있습니다. 소년이온다를 읽은 기억을 떠올려보니 어쩌면 이책이 소년이온다와 합을 이루는 연작같기도 할 정도였지요. 작가가 기록과 사건을 바라보고 소화하며 느꼈을 고통을 쏟아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다 써서 토해내지 않았다면 이 것을 담아두고 있던 작가가 화자처럼 무너졌을 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죠.

장편 소설로써 많은 부분을 감정을 다루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 후반부에 이르러보니 감정의 홍수에 밀려가면서 보였던 소재들을 놓는 법없이 다뤄주고 있기에 하나하나에 조금 더 집중하며 읽었다면 더 좋았겠거니 하는 아쉬움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조금 더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읽었으면 좋았을 거란 후회도 드네요. 좋은 소설이고 만족하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약간 어려운 정도의 작품이었습니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작가의 말


* 아래는 알라딘에서 마련한 간담회 링크입니다. 참조하시면 좋을듯하여 붙여봅니다. 총총
https://blog.aladin.co.kr/line/12930706

 

[알라딘서재]신작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한강 작가 기자 간담회 소식을 전합니다

부커상 수상 이후 5년,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한강 작가의 온라인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독자의 오랜 기다림에 응답하는 작가의 소회를 알라딘 독자에게 소개합니...

blog.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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