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의 숫자에 비하면 별에 다녀와본 사람은 한줌도 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많은 사람들은 별에서 살아가면서 별을 동경하지 않습니다. 이 책 '경외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기'는 그런 어른들이 아이들을 작은 어른으로 키우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은 여러 꼭지의 짤막한 글을 모아담고 있습니다. 각 꼭지는 주제어를 가지고 개별 상황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서술하고 있으며 마치 TED강연 여러편을 모아보는 것 같은 정도의 깊이감을 가지고 있죠.
의도는 뚜렷합니다. 제목과 같이 경이감, 즉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아이와 함께 걸어가는 태도에 대한 조언들입니다. 방법론은 대부분 과도한 교육이나 과잉자극에 대한 비판을 전제로 몬테소리로 대표되는 '아이로부터 이끌어내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강연과도 같은 구성이기 때문에 책은 너무 가벼운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훅훅 읽힙니다. 내가 자라오던 환경을 더듬어 가면서 책의 조언과 비교해보기도 하게됬죠. "주입식교육이 아이의 창의성을 가로막는다"는 전설과도 같은 명제를 어린 아이 단계에서부터 극복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심리적인 디딤돌이 되어줄 만한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책이 너무 무거워지는것을 경계해서인지 과도하게 느껴질 정도로 빈번하게 과거 유명인들이 남긴 말을 끌어다 사용합니다. 어디선가 한번은 들어본듯한 작가, 서술가, 운동가, 철학자 들의 금언들을 곰씹어 보자면 느껴지는 것들도, 고개를 주억이게 되는 면들도 있습니다만 너무 타인의 권위에 기대어 정작 작가가 주장하는 바가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 것인지 헛갈리게 됩니다.
물론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무조건 기다리고 준비해서 아이의 필요를 스스로에게서 끌어낼 수 있는 상황이 항상 만들어지지는 않을것입니다. 부모는 처음부터 부모가 아니었고, 부모의 부모에게서 체득한 고정관념과의 다툼도 쉽지 않을테니까요. 또한 아이들 역시 규격화되어있는 개체가 아니기에 한두가지 이론적 이끌림 만으로 모든걸 재단할 수 는 없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경쟁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으로 아이를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선택 앞에 서 있을 어떤 부모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선물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출발하는 부모들에게도 앞으로의 나날에 바탕색정도는 올려볼 수 있게 도와주겠죠.
제목의 출중함에 비하여 내용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책이었습니다만, 혹시 도서관에서 이책을 만나신다면 앞의 4~5꼭지정도는 빠르게 훑어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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