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퐁당퐁당/담은것

CODE 8 (코드8) by Netflix

(출처 : IMDb)

오늘은 초능력과 SF가 적절히 버무려진 영화 한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코드8이라는 미묘한 느낌의 이름을 가진 영화인데요, 코드'00'류의 제목이 워낙 자주 쓰이다보니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겐 최근 본 영화중 근미래와 능력이 잘 어우러진 것중에 기억나는 것이 넷플릭스의 '브라이트' 였는데요. 브라이트를 조금 좁은 무대로 꾸미면 이렇게 될 수 있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능력자가 산업의 역군으로서 작동하던 시대를 지나 완연한 산업화가 이루어지자 기계보다는 효율이 낮을뿐더러 불안정한 능력자들이 일자리를 얻기조차 힘들어진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엑스맨이 초인등록을 마치고 법의 테두리에 들어온 상황이 조금은 유사할 듯도 하네요. 기술은 침체된 능력을 지나쳐 2족보행이 가능한 인형 AI드론이나 이런 드론을 수납하도고 수직이착륙까지 가능한 비행체를 보편화된 사회안전망을 가질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초능력은 개체에 따라 편차가 심하며 경국 인간인지라 경제 시스템 안에서 작동되려면 룰을 따를 수 밖에 없어지게 되버렸죠. 이러한 시대에 능력자에게 정규직은 별따기와 같아 삶은 더 팍팍해져만 가게됩니다. 이럴때 찰떡 같이 달라붙는 것이 범죄의 유혹이죠.

주인공 코너는 위에서 보듯 질병으로 인한 초능력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어머니를 위한다는 이유로 범죄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거기서 믿을 만한 멘토를 만나 점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능숙하게 다뤄 조직의 조커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게 이 영화에서의 경찰은 제법 잘 작동하고있어서 주인공이 발을 담근 범죄조직은 점점 힘과 돈을 잃어가고 있었고, 반전을 위한 한탕을 위해 주인공이 활약하게되죠. 

사실 이 영화를 보게된것은 앞에서 눈과 손을 번쩍이는 주인공 때문이 아니라, 뒤에서 팔짱끼고 멍때리고 있는 멘토 애로우 때문이었습니다. 끝까지 시즌을 본것도 아니고 빠진것도 많았지만, 영웅물을 드라마로 가져오게한 개국공신에 가까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낸 배우였기에 애정이 조금은 담겨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작에서는 분량에 비해 깊이있는 인물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말은 휘황찬란하지만 마무리가 약해보이는 구석이 제법있거든요. 아마도 극의 빈틈을 인물의 실수를 섞어서 끌어가려는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조연이라는 배역의 특성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총 러닝타임 1시간 38분에서 앞뒤로 빼면 1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극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의 성장담을 포함하고 있다고하면 극의 중반에 할애할 시간이 극도로 부족하게 되겠지요. 후처리가 다 돈이니 러닝타임이 짧은 것은 SF를 기반으로 한 영화임을 감안하면 퍽 경제적인 의도로 읽힐수도 있겠지만 "무슨 범죄가 이리 허술해?"라는 생각이 뿅뿅 떠오릅니다.이런 아쉬운 부분이 시나리오에서 분량과 함께 잘라낸 부분때문일까요? 어쩌면 설정을 영상화하기 위해서 플롯을 애초에 희생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모로 아쉬워 말이 길어집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시고 엑스맨과 어벤져스의 파편이 어떻게 해석되었을지 궁금하시다면 한번 보실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개와 마무리에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 수 없네요. 이만 줄입니다. 총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