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코드로 처음 만났던 배우 제이크 질렌할의 얼굴을 썸네일에서 확인하고 고민없이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질렌할을 볼수 있구나! 반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알수없는 제목의 영화였지만, 어느정도의 흥미만 돋게한다면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 쾌적함이 넷플릭스에는 있으니까요.
반쯤 뜬것 같은 집중하는 눈과 입꼬리에 걸리는 독특한 웃음은 영화 초반의 이미지를 휘어잡으며 지루할 수 있는 예술계의 사교 관계 묘사에 생기를 부여합니다. 매력적으로 묘사되는 비평가 모프는 갤러리 운영자들의 수익과 직결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능력자로 등장합니다.
인상만큼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이룩한 그의 비평은 미술품의 가치를 흔들 수 있는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죠. 그의 주변 많은 사람들중의 한명인 조세피나는 갤러리에서 자리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와중, 맨션에서 일어난 사망사건을 목격하고 망자의 작품을 취득하게됩니다. 조세피나와 연인관계로 발전하던 양성애자 모프는 그 작품들에 매혹되게 되는데요. 그 유작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벨벳 버즈소의 얼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하 결말까지의 스포일러입니다.
영화는 상투적인 요소들을 그러모으고 있습니다. 생각나는 것만 몇가지 주억거리자면 이렇습니다.
◎ 인간조직으로 만들어진 초자연적인 예술작품
◎ 매력적인 양성애자 주인공
◎ 자신의 작품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열등감에 몰리는 팝아티스트
◎ 돈으로 환산되어 판단되는 예술의 가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어딘가 있어보이는 예술품들은 영화의 요소요소에서 미장센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화려한 예술품, 자신만의 연기를 하던 이름있는 배우들같은 장점들은 밋밋한 시나리오와 예상가능한 전개속에서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예술을 예술 자체가 아닌 재화적 가치로만 판단하고 왜곡하는 사람들을 저주받은 걸작이 심판한다." 는 큰 스토리라인은 문장 그 자체로 표현되는데에 그칩니다. 이 작품에서 진정한 예술가들은 저주받은 작품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그 본질로 돌아가지만, 상인과 호사가는 심판받게되죠.
이 와중에 기묘한 이야기에서 얼굴을 익힌 나탈리아 다이어는 저주사이를 묶어주는 매개체인가 싶은 기대를 저버리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오가며 절명의 현장을 마주하고 비명만 질러대는 목격자에 그칩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는 시청자의 모습이 딱 저렇지 않을까합니다.
물감이 스며들어 작품에 녹아들어버리는 조세피나의 죽음을 제외한 나머지 죽음들은 표현적으로도 고루합니다. 주인공인 모프의 죽음은 제대로 그려지지도 않을 정도로 간결하기까지 하죠.
나중에 다룰 '폴라(Polar)'도 그렇지만 이 영화 '벨벳 버즈소' 역시 소위 예술영화라고 불리우는 것들보다는 자극적이고 상업영화라는 것들보다 완성도는 부족한 미묘한 온도의 어떠한 지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넷플릭스에서 배급하고 제작했던 영화 몇 편들은 버드박스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면모를 지니는 것처럼 보이기도합니다.
뛰어난 배우, 신비한 소재로 적당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재주. 그것이 넷플릭스의 힘일지도 모릅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세련된 B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안팔릴거 같지만 신기한 소재들을 어느정도의 재미와 함께 풀어내준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테니까요.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세련된 B급, 굳이 표현하자면 B+는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질렌할과 미술품들 보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물론 다 보시고나면 말코비치처럼 해변에 낚서하는 기분을 느끼실수도 있겠지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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