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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울분 _ 필립로스 _ 문학동네 _ 1판3쇄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우리는, 그들은 이렇게 혹은 그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왜 이렇게 인생은 열심히 살려고 해도 꼬이고 부서지는 건가?삶은 과연 얼마나 장엄한 것이기에 고민으로도 용기로 내딛어도 걸려넘어지기만 하는가?


작가는 이전 몇권의 저작과 같이 어떤 이의 삶을 사소한 계기를 이용하여 꼬이게하고 돌아가게하며 끝내는 부순다. 그럼에도 그 안에는 시대상이 있고 읽는 이의 모습이 있기에 더욱 실감나고 그만큼 가슴아프게 한다. 문장이, 또 대사가 능수능란하게 머리속을 휘감아 정신을 못차리게하고는 귀를 잡아채고 달려나간다.


어느새 슬프고 어느새 한심하고 어느새 부서져있는 모습을 지켜보다 책을 덮노라면, 어느 책에서 였나 작가가 들려주던 인생의 격언, 남자는 아랫도리 간수가 핵심이라는 말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때로는 선정적으로 때로는 감정적으로 써내려가는 문장들을 보면, 이분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지 아니할 수 없다.


조심합시다. (이 책에 따르면)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p. 78  나는 아버지 만큼이나 나빴다. 내가 바로 아버지였다. 나는 아버지를 뉴저지에 두고 온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불안에 나도 둘러싸이고, 불길한 예감에 나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오하이오에서 나는 아버지가 된 것이다.


p.230  그런데 너희는 도대체 어떤 시대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대답할 수 있나? 알고는 있는가? 너희가 어떤 시대에 속해 있기는 하다는 건 알고 있나?




울분
국내도서
저자 : 필립 로스(Philip Roth) / 정영목역
출판 : 문학동네 201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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