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반복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문장이 경쾌하고, 덕분에 지루해지지 않는 느낌으로 쭉 내달렸다. 어쩌면 그러한 문장의 구조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을 내포하고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몇 페이지만 익숙해지면 이후는 일사천리.
성서속으로부터 겹쳐진 이야기들이 필요이상으로 친절한 문장들속에서 자기복제를 거듭하며 자라간다. 이야기의 무대는 넓은 듯하지만 집중적이기에 혼란스럽지 않으며 종교관. 시대상, 자기연민, 자책과 사건이 어우러지지만 층층히 포개진 전개속에서 잘 자리잡은 느낌이다. 소재와 인물이 많으나 너무도 절묘하게 포개져있기에 조금만 줄거리를 적어도 쉬이 헤살을 놓을 수있기에 언급하기 어렵지만, 문외한의 눈에도 꽉 짜여진, 찰진 문장의 맛속에서 속도감있게 쉬이 읽히는 좋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p.295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대개 할 수 없는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위장이 필요하다. 능력의 문제를 기호의 문제로 바꿈으로써 우리는 마땅히 해야하는 일을 하지 않는 부담과 죄책감으로부터 달아난다. 대개의 경우 이 시도는 성공하지만, 그러나 이 성공은 현실의 실패가 전제된 명목상의 성공이다. 현실의 실패를 내장한 성공, 그러니까 이것은 기만이고 도피고 거짓 성공이다. 이 성공은 때대로 현실의 가학성에 의해 그 기만성이 폭로된다. 그는 헤라 헤어 숍 원장의 전화를 받았어야 했고, 원장이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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