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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뿔_조 힐_비채_초판1쇄



바뀐 핸드폰덕에, 또한 중요하기때문이었겠지만 반복 설명되는 한가지 사건에 대한 지루함에 한번 놓았다가, 다시 잡고난 후 여차저차 그 부분을 지나고 나니 일사천리로 읽어내려가 마지막 두챕터를 단숨에 끝내버렸다. 다 읽고나니 서문에서 옮긴이의 말까지 500페이지를 살짝 넘긴 두께감이 있는 소설이었지만, 지난 영원의 아이처럼 힘들게 읽은 기억으로 남지는 않는다. '뿔'이란 것에대한 초반의 흥미로운 묘사과 사건들이 지나자마자 소설은 급격하게 분위기를 바꾸는데, 앞으로 등장할, 혹은 조금전에 단편적으로 다루었던 그리고 추후에 중요하게 다루어질 인물과 사건에 대하여 과거의 일방향적 기억을 나열하는 부분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마치 '뿔'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기를 바라는 듯 책의 절반가량의 분량을 들여 과거를 헤매이게 한다.


좀더 그 뿔의 동작원리를 알고싶고 더 많은 사건들이 진행되기를 기대하던 나에게 과거를 동어반복적으로 헤집는 부분은 생각보다 큰 지루함이었고, 후반부를 위한 캐릭터 쌓기나 분위기적 반전을 위한 뜬금없는 삼각관계 로맨스는 알콩달콩한 맛에 더더욱 다른 소설을 읽는 듯한 온도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여러인물들의 캐릭터성을 도드라지게 하기위해서인 듯한 몇몇 사건에 대한 반복적인 설명은 제법 지치게했고, 새롭고 커다란 내손안의 바보상자를 만나는 결국 한번 손에서 놓고 말았다. 이대로 책장으로 돌려보내야하나 고민하다가 한참만에 손에들어 그부분을 슬렁슬렁 넘기고나니, 이건 또 무슨일인지 내릭 지하철역을 지나칠 정도로 몰입해서 읽어내려가고 있었다. 중간에 100페이지정도만 추려내어 과거이야기를 가볍게 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잦은 성적 묘사와 반복되는 설명은 하루키가 쓴책은 이걸로 마지막이기로한 1Q84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했다. 다행인것은 1Q84보다 두권이나 적다는 점이고, 좀더 필요에 의한 성적묘사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로 감정의 뾰족한 부분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기 위하여 성적 표현을 사용하였고 좀더 말초적으로 묘사하여 '악마'라고하는 테마에 걸맞는 분위기로 독자를 묶어두기 위함으로 보이기도 한다.


끝으로 원본에서도 그런것인지 번역의 실수인지 내가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문장이 끝나지 않았는데 화자를 가르키는 대명사나 단어가 바뀌어 말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혼동되어 입에서 씹히는 부분이 종종 있다. (잘 안넘어가는 부분에서 발견되어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슬슬 지루해질 때쯤이 작년 12월 이었으니 정말 오래 놓았다가 읽는듯도 하다. 조금 읽고있었는데 곧 영화도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서 읽어야지하고 동기도 불태웠으나... 중반의 중언부언하는 듯한 부분이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뿔'난 인간 - 악마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니 만큼 문학이 종교를 침범했을때 오는 당혹감을 받아들일수 없는 사람이라면 신성모독이라며 불태우고 싶은 부분도 듬성듬성 나오니 한번 더 고민해보셔도 좋을 듯 하다.



p.112 헤이 디들디들 고양이와 바이올린과 이그가 달을 뛰어넘었네.



국내도서
저자 : 조 힐(Joe Hill) / 박현주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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