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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영원의 아이 (하) _ 덴도 아라타 _ 북스피어 _ 초판2쇄




  제법 오래 읽었다. 한달 반 정도 걸린 듯한데, 체감상으로는 몇 달은 읽은 느낌이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취미와 흥미거리에 빠져 외도한 까닭이 가장 크겠지만 몇가지 핑계를 대보려고 한다.


  첫째로 책이 무겁다. 매우 개인적인 이유임을 다시한번 밝히지만, 분량도 제법인데다가 양장인 탓에 대중교통 속에서 편하게 꺼내 읽기가 녹녹치 않았다. 자기 손으로 사놓고 무슨 소리인지 자가당착이 따로없지만 최근의 여러가지 개인적인 피로감과 책 내용, 현실적인 무게감이 그렇게 다가왔다고 푸념해본다.


  둘째로는 구성의 탓을 들어본다. 한 꼭지 한 꼭지가 현재와 과거를 한번씩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현실의 사건의 원인을 알려줄것만 같은 과거의 시간과 어린 시절 속에서 성장한 후에도 남아있는 비틀림을 찾아보도록 하는 방법은 좋았지만 책의 주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부채감 때문인지 환기를 위한 구분선에서 주저앉아 쉬어버리면서 점점 늘어져만 갔던 것이 두번째다.


  많은 것 같았는데 적어보자니 고작 두가지뿐이다. 결국 게으름이 제일 큰 원인이리라. 이전 상권에서도 언급했듯 미스테리는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려는 수단으로 보인다. 결국 미스테리-사건에 대한 해결은 어린시절에서 성인이 될때까지 안고온 서로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나 부채의식의 극단적 발산에 대한 어루만짐으로 귀결된다. 그저 글귀가 마음에 들어 상권 리뷰에 적었던 부분이 끝까지 읽고나니 인물들이 다르게 해석되어 또다른 뉘앙스로 읽혀지기도 한다.


  탈고까지 굉장한 시간이 소요된 작품이라 하여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에 몰입한 작가의 고뇌의 행군일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새삼 앞뒤를 돌아보니 앞뒤좌우의 의미가 읽을때와 읽고 난 후가 다른 맛으로 남는 것을 보아 작품 자체에 대한 조밀함도 많은 시간을 요구한듯하다. 상하권 두달을 읽었는데 부분 부분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이제와 이 소설이 어느부분에서는 미스터리라고 부를만 하다고 하겠는데, 다만 그것이 사건의 해결을 위한 부분의 확인이 아니라 인물들에 각인된 과거의 모습들을 돌아보고 싶어함이 일반적인 미스터리물 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상하권 전체를 통틀어 2/3지점이 가장 힘들었는데 긁히는 마음으로 읽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다량 투하되어 있어서라고 다시한번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제와보니 중간중간 놓지 말고 쭉 읽었으면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어찌되었건 미스터리니라는 장르인 만큼 좋았던 부분을 소개함은 어렵겠지만 혹시 읽으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챕터가 나뉘었을때 쉬어가지 말라는 당부만큼은 남기고 싶다.


영원의 아이 (하/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덴도 아라타(天童 荒太) / 김소연역
출판 : 북스피어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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