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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_ 한강 _ 문학동네 _ 1판4쇄 이번이 네 권 째 한강 작가의 소설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희랍어시간 - 채식주의자 - 소년이온다 를 거쳐 이번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로 떠오르는 걸 보면 대략 맞는 것 같네요. 이번 책의 경우 책을 읽는 경험적인 면에서 지난 작품들과 비교 하자면 책 제목과 작가 이름이 재밌어서 집었던 희랍어시간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조각한 표현과 갈아낸 묘사들이 가리키는 것이 인물의 내면인지 작가의 마음인지 창밖의 풍경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책의 전반부는 읽는데 오래걸렸습니다. 글이 어렵다기보다는 계속 길을 잃는 기분이들어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지요. 단 두명의 주요 화자와 한줌도 안되는 등장인물인데 화자의 속내를 들여다보다 지치기 일쑤였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첫 꼭지를 지나고나면 뒤는.. 더보기
잔혹한 어머니의 날 _ 넬레 노이하우스 _ 북로드 _ 초판1쇄 타우누스 시리즈는 묘하게 꾸준히 보게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어쩌면 좋게 보았던 한두편을 쌓다보니 등장인물과 시리즈에 어느새 애정이 쌓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최신작이 새로 나온것 같기는 합니다만, 오늘 언급할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사둔지는 제법 되었으나 잘 손이 안가 제법 묵혀두었던 책입니다. 그나마 집어들었던 1권도 읽는 데 제법 오래 걸렸습니다. 약간은 파편적인 여러 시점에서의 이야기 때문이었을지, 지지부진한 형사생활의 피로도 탓이었을지 아니면 책을 읽는 사람의 생활습관이나 피로도가 문제였을지는 모르겠지만 1권 후반부까지는 제법 오래걸렸습니다. 빌드업이라면 차근차근히 쌓아하는 구간이었을 것이지만, 이전의 시리즈에서는 보덴슈타인이나 피아의 삶 이야기와 함께 흘러가면서 큰 지루함 없이 읽었던 것만 같은 구간.. 더보기
나인폭스 갬빗 _ 이윤하 _ 허블 어떠한 세계관을 정립한다는 것은 참으로 장엄하고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의 현실조차도 수많은 의견과 이견속에서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뒤틀리기 마련이기에 창작의 영역에서 세계관이 탄생한다는 것은 이제와서 보면 정말 고난한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환상소설이 그러하고 SF가 그러하겠죠. 특히 저에게있어 SF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이란 있을법하지만 아직은 구현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상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SF를 선호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소설로는 최근에 본 것이 아르테미스 정도였습니다. 2018년이었으니 4년이 다되어가나보네요. 일단 달기지까지 구현했다고 치고, 다른 환경과 논리 속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지요. 아직 달 모양을 다양하게 보여주.. 더보기
근린생활자 _ 배지영 _ 한겨례출판 _ yes24북클럽 삶은 길고, 힘들다며 투덜대는 지금의 내 순간보다 어렵고 난해한 굴곡을 애써 지나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운좋게 유복한 가정에 태어난 덕분에 바닥을 쳐본적 없는 인생속에서 만족스러운 소비를 생존보다 먼저 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해본적이 많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비탈길위에 놓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고 그것을 개인의 역량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폭력적인 부분들이 즐비하겠습니다. 그 냉철한 생존이라는 어려움을 약간의 상상을 섞어서 묶어 놓은 듯한 이야기가 이 책 '근린생활자'가 아닐까합니다. 단편집의 표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근린생활자'는 참 답답한 소설입니다. 세상에 이런 호구가 어디있냐고 왜 이렇게 답답하게 사냐고 말해주고만 싶지만 사기는 지능으로 피해갈 수 있는 영역.. 더보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_ 김초엽 _ yes24북클럽 _ 허블 SF는 어렵습니다. 영화는 시각, 청각으로 많은 정보량을 표현해서 구성과 장치를 이해하는데 비교적 적은 시간이 들게 할 수있겠지만, 소설은 또 다르지요. 영화가 비용을 투자하여 줄여가는 간극을 백지와 단어들로 표현하는 방법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비교적 한번쯤 어디선가 봤을 법한 소재를 특수한 캐릭터로 포장하여 하고싶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재로 적절히 사용하고 있어 보입니다. 근미래일 수도 있고, 당장일 수도 있고,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냉동수면이나 외계인과같은 접근성이 좋은 소재들을 잘 선정하고, 어려운 단어들로 전문성을 부여하는 부분은 적당히 이런게 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있어 보였습니다. 마치 고일대로 고여버렸다가 아이언맨으로 펑 터지며 영화로 옮겨져 대중성을 중.. 더보기
대도시의 사랑법 _ 박상영 _ 창비 _ 초판7쇄 읽지도 않고 쌓이는 책들이 많아 구입을 자제하고 있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또 몇권을 샀습니다. 전부터 담아놨던 책 중 두어권을 중고로 챙기고보니 무료배송을 위해서 한권정도는 더 담아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읽히는 책 중에 하나를 담아보자는 취지에서 가볍게 검색을 하고 제목이나 표지를 보고 골라보았습니다. 다독하는 자도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독서량이 더 떨어져서 흐름에 대하여 논하기는 어렵겠지만, 점점 짧은 템포와 분량의 콘텐츠 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소설도 단편집이나 이번 대도시의 사랑법과 같은 연작 묶음처럼 짧은 분량이 이어지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거나 읽히는 경향이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년중 기억에 남았던 쇼코의 미소나 바깥은 여름도 그랬고요. 2018.08.03 - [서가/소설] - 바깥은 .. 더보기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_ 이승우 _ 문학과지성사 _ 어쩌다보니 이승우 작가의 소설을 또 읽어보게되었습니다. 책의 연식으로는 제법 오래된 소설집으로 보이는데, 집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이런 제목에 끌린 부분이 있습니다. 들어서 집어보니 이승우 작가의 소설이어서 또 새삼스러운 것이 몇 권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뽑힌 것들이 눈에 쉽게 띄고 손이가는걸 보면 끌리는 부분을 건드리나봅니다. 8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다만 소설들이 각기 다른 방향이나 냄새를 풍기는 모양새라기보다는 표제작의 이름처럼 주로 '집'을 주요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지어서 모은 소설집으로 보입니다. 소설들은 어쩌면 환상소설에 가까운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로 불안감과 공포를 양분삼아 피어나는 여러가지 것들을 통해 개개인의 내면과 혼란을 그려내는듯 보입니다. 꼭지마다 주 얼개를.. 더보기
두 도시 이야기 _ 찰스 디킨스 _ 초판7쇄 _ 푸른숲주니어 워낙에 오래 사랑받아온 소설이었기에 언젠가는 읽어보겠거니 하고 미루고 미뤄오다가 결국 집어들게 된 소설, '두 도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두 도시는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를 말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혁명을 시대적 배경으로하여 두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 도시에서 격동의 시기를 살아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좋은점이자 소설을 시작하기전에 알아두시면 좋을 부분을 한가지정도 꼽자면,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허투루 등장하는 법이없으며, 복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으니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면 한번 더 이름을 기억해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번에 쭉 읽어내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로 출퇴근시 읽는 저로서는 자꾸 인물의 이름을 잊어서 앞부분 복습을 자주하기도 했습니다. 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