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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_ 박상영 _ 창비 _ 초판7쇄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읽지도 않고 쌓이는 책들이 많아 구입을 자제하고 있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또 몇권을 샀습니다. 전부터 담아놨던 책 중 두어권을 중고로 챙기고보니 무료배송을 위해서 한권정도는 더 담아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읽히는 책 중에 하나를 담아보자는 취지에서 가볍게 검색을 하고 제목이나 표지를 보고 골라보았습니다.

다독하는 자도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독서량이 더 떨어져서 흐름에 대하여 논하기는 어렵겠지만, 점점 짧은 템포와 분량의 콘텐츠 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소설도 단편집이나 이번 대도시의 사랑법과 같은 연작 묶음처럼 짧은 분량이 이어지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거나 읽히는 경향이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년중 기억에 남았던 쇼코의 미소나 바깥은 여름도 그랬고요. 

2018.08.03 - [서가/소설] - 바깥은 여름 _ 김애란 _ 문학동네 _ 1판2쇄

 

바깥은 여름 _ 김애란 _ 문학동네 _ 1판2쇄

나에게 김애란 작가의 '서른'은 대학이란 것을 졸업한 후에는 어쩌다 마주쳐야 한번 열어볼 정도로 띄엄 띄엄 마주치던 책이란 물건을 다시 곁으로 물고들어온 사냥개같은 소설이다. 아니, 키운

sulbary.tistory.com

이 책의 화자는 네 편의 연작에 걸쳐 기억과 배경을 공유한다는 점에 있어서 한사람으로 보입니다. 사건을 줄세워 보면 어딘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 들지만 책 말미 작가의 말에서 볼 수 있듯 그것은 화자라는 역할에 있어서 이야기의 연결고리 비슷한 것일뿐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겠죠. 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되는 요소일 것이고 그것과 호응하여 다루어지는 소재들이 아닐까 합니다. 주인공은 남성 동성간 연애를 실천하고 있는 성소수자로서 그에 걸맞는 생활을 하고 방만한 성생활을 도망치듯 영위합니다. 성소수자라는 상황 자체가 가지는 특성, 종교와 경험이 겹쳐져 고정된 전형적인 어머니상이 합쳐져 아픔에 이유를 가중하여 구성한 바탕에, 주변인과 애인을 통하여 다루고 싶은 소재를 버무리는 형식을 취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연작은 그래도 되는 경제적 배경을 가진 친구와의 차이, 이제는 바래진 과거시점의 노동운동사를 현재처럼 살아가는 사람과의 거리감, 성병과 권태와 같은 연인 사이에 다루어야만 할 때가 오는 것들로 이야기를 꾸려갑니다. 등장인물들은 주로 다층적 아픔을 가진 평면적 인간상으로 그려지는 것 같은데 아마도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20대인점, 수비적 고민을 업으로 삼아야하는 상황들에서 버티기위해 쌓아올리는 장벽같은 내적 완결성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직업적 특성상 어쩌면 기계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환경을 접하게 됩니다. 이 직업을 가지지 않았으면 생각도 못했을 것들이 얼마든지 솟아납니다. 관련법이 제정된지도 오래되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노력도 끝이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직 잘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작은 우연만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에 있는 한 우리는 더 알고 알려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있어왔고 지금 있으며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판단은 상황에 대한 인식 이후에 와야할것입니다. 퇴폐적 방황은 어쩌면 일반적입니다. 그들의 노후는 어떨까요 어떤 아픔과 불편함이 있을까요? 청춘의 방황과도 같은 시간에 다름이 없었을까요? 내일이 없는 듯 살아본다고해도 내일은 옵니다. 오늘도 있고 어제도 있었으며 없을것같은 내일에도 있을것입니다. 조금더 정돈되고 다듬어진 느낌으로 너무 빠르지 않게 알고 싶습니다. 물론 속도는 상대적인 것이겠지만, 속도는 고민을 밀어내고 판단을 강요하니까요.

이 책에서 성소수자를 빼면 어떤것이 남을까 잠시 고민해보았습니다. 많지 않았을 것만 같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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