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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_ 채사장 _ 한빛비즈 _ 초판 15쇄 베스트셀러중 하나를 읽어볼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데이터 사이를 쏘다니다 눈에 띈것이 라이트노벨같은 이름이었다. 책을 산것이 1월이었던 것 같은데 12월 말 출간하여 15쇄라니 한쇄당 분량을 적게 찍어낸다고 해도 상당한 인기가 아닐수 없다. 무식한게 독이라 능력에 비해 알고싶은것은 많아서, 무턱대고 노마디즘 같은 책을 집었다가 두번 나가떨어지고 신의 용광로 같은 책을 꼽아두고 책이 참 이쁘구나 하는 터라 조금은 나아져야겠다는 강박속에 참고서 읽는 기분으로 골라들었다. 아마 사람답게 사는게 뭔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싶은데 뭐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던 차에 입소문을 타고 후루룩 올라온 책이 아닐듯 싶었는데, 원래 유명 팟캐스트 방송이 있었다고 하니 나만 몰랐던 것인가 싶기도하다. 앞서말한대로 배움이 짧.. 더보기
책섬 _ 김한민 _ 워크룸프레스 언젠가는 사야지 했다. 잠시 라디오에서 머물다가 훌쩍 떠난 김한민이란 그림작가분이 책을 한권 펴냈노라고 같은 라디오에서 전해왔을때 그랬다. 오래 지나지 않아 한번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좀더 채워서 결재해야겠노라며 미루었다. 그렇게 한참을 흘러 소개받은 책들을 골라담다 '~이상 사시면 ~쿠폰 사용가능'이라는 달콤한 벽에 들러붙어 뒹굴다가 달달한 뇌리 저 너머 안개속으로 책섬이 두둥실 올랐다. 배송은 가혹할 정도로 신속하여 머지않아 책을 받아들게되었고, 낮잠을 오래잔 탓에 잠이 쉬이 오지않던 그주 토요일밤에 드디어 펴들게 되었다. 150여 페이지의 가벼운 책이고, 그림과 함께 건네오는 문장들은 한적하기 그지 없었지만, 글쓰는 아니 책짓는 사람들의 이유없고 고단한 여정의 묘사들이 켜켜이 쌓여 마지막 해안가에서.. 더보기
뿔_조 힐_비채_초판1쇄 바뀐 핸드폰덕에, 또한 중요하기때문이었겠지만 반복 설명되는 한가지 사건에 대한 지루함에 한번 놓았다가, 다시 잡고난 후 여차저차 그 부분을 지나고 나니 일사천리로 읽어내려가 마지막 두챕터를 단숨에 끝내버렸다. 다 읽고나니 서문에서 옮긴이의 말까지 500페이지를 살짝 넘긴 두께감이 있는 소설이었지만, 지난 영원의 아이처럼 힘들게 읽은 기억으로 남지는 않는다. '뿔'이란 것에대한 초반의 흥미로운 묘사과 사건들이 지나자마자 소설은 급격하게 분위기를 바꾸는데, 앞으로 등장할, 혹은 조금전에 단편적으로 다루었던 그리고 추후에 중요하게 다루어질 인물과 사건에 대하여 과거의 일방향적 기억을 나열하는 부분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마치 '뿔'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기를 바라는 듯 책의 절반가량의 분량을 들여 과거를 헤매이게 .. 더보기
소년이 온다 _ 한강 _ 창작과비평사 _ 초판 11쇄 작년 겨울 "뿔"이라는 소설을 읽다 핸드폰을 바꾸었다. 큰놈으로. (이하 상상과 같습니다.) 그리하여 시간이 제법 지나 이제 새로운 그것에 대한 열기가 슬며시 가라앉고 보니 이제는 새책을 사고 싶어져서 몇권을 골랐다. 한강 작가의 책은 일전에 희랍어시간을 읽어본 것이 전부인데, 당시 피곤한 틈에 읽어서인지 문체에 휩쓸려 허우적거린 힘든 기억이 있어 이 책을 고를까 말까 몇개월을 고민하다 결국엔 골라들었다. 이사할 집에 "뿔"도 가져다 놓아버린 터라 산것 중에 한권을 집어들고 퇴근길에 나서던 중, 기다릴 일이 생겨 자주가던 카페에 앉아 책을 펴들었다. 그것이 어제다. 그자리에서 절반을 넘기고, 아침에 남은 반을 다 삼켰다. 어지러움에 에필로그는 점심시간까지 미루어 두었다가 마침 다 읽은 참이다. 챕터하나가.. 더보기
영원의 아이 (하) _ 덴도 아라타 _ 북스피어 _ 초판2쇄 제법 오래 읽었다. 한달 반 정도 걸린 듯한데, 체감상으로는 몇 달은 읽은 느낌이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취미와 흥미거리에 빠져 외도한 까닭이 가장 크겠지만 몇가지 핑계를 대보려고 한다. 첫째로 책이 무겁다. 매우 개인적인 이유임을 다시한번 밝히지만, 분량도 제법인데다가 양장인 탓에 대중교통 속에서 편하게 꺼내 읽기가 녹녹치 않았다. 자기 손으로 사놓고 무슨 소리인지 자가당착이 따로없지만 최근의 여러가지 개인적인 피로감과 책 내용, 현실적인 무게감이 그렇게 다가왔다고 푸념해본다. 둘째로는 구성의 탓을 들어본다. 한 꼭지 한 꼭지가 현재와 과거를 한번씩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현실의 사건의 원인을 알려줄것만 같은 과거의 시간과 어린 시절 속에서 성장한 후에도 남아있는 비틀림을 찾아보도.. 더보기
영원의 아이 (상) _ 덴도 아라타 _ 북스피어 _ 초판 2쇄 일단 두께가 상당하다. 집에서 자리잡고 읽기보다는 오가거나 카페에서 주로 읽는 나에게 작은 판형이지만 권당 700페이지에 가까운 무게감은 생각보다 거대한 것이어서, 함께 구입한 책들 중 구입시기를 상당히 지나서 집어든 책이 되었다. 겉 표지도 만족스럽지만 껍질을 벗겨내고 난 양장내피가 더욱 볼만하다. 반투명 표지였으면 더욱 좋았을듯 싶다. 은교의 보라인지 자주인지 모를 노린듯한 요상스런 색상에 비해 상하권 컬러톤도 마음에 들고 여튼 훌륭하다. (김홍민 대표님 책하고 놀자 잘듣고 있습니다.) 미스터리라고하기에는 소재자체가 가지는 무게감이 있기에 사회고발적인 느낌으로서 먼저 다가온다. 아이들이 느끼는 무게감이 무뎌지지 않은 감성속에서 폭발하는 모양새가 구슬프기 그지없다. 상권은 전반적으로 세사람의 주인공과 .. 더보기
은교 _ 박범신 _ 문학동네 _ 1판 18쇄 약간의 에로티시즘에 대한 생경함을 지내보내고 나면, 근간에 읽은 것중 가장 깊게 남은 애브리맨과 철학자와 늑대에서 주워담았던 단상을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 나이드는 것과 깊어짐은 대채로 별개의 일이며 어림은 순진함일지언정 순수함은 아니리라는 막연한 상상. 평생을 치열하게 보낸 노년에도 이어지는 폭풍과 나뭇잎 흔드는 바람에 쓰러지는 거목을 구경하시라. '야함'에 대한 막연한 데면함을 주워넘긴다면 매끄럽게 오르내리며 부서지는 욕심을 지켜보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것이다. 결국 나도 태어나, 살다, 죽을 것이기에. 당신과 같이. 다만 같은 사건에 대한 세 화자의 반복된 서술은 1Q84의 지지부진함을 떠올리는 면도있어 속도감을 저해하는 느낌도 든다. 지상의 노래도 비슷한 형식이거니와 같은 대상을 두고 장소와 속력.. 더보기
비행운 _ 김애란 _ 문학과지성사 _ 초판 3쇄 사는 게 이딴 거라고 말해주던 필립로스의 울분을 건너 가볍게 지나보낼 요량으로 집어든 소설집에서 판타지를 건너 삶속으로 진득하게 파고드는 내시경 하나를 건져, 고개를 돌린채로 내 안을 바라보게 된다. 차마 옴겨적기가 민망할 정도로 정확하게 나의 일부(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를 표현해주는 문장이 목구멍에 걸려 속이 쓰리다. 지하철에서 UMC와 이선희씨의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었는데 그 너머로 무얼 팔고 싶은지도 제대로 알수없도록 쉬어버린 갈린 목소리로 타월을 홍보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서른으로 이책을 마친 나에게 미묘하게 현실감을 앗아간다. 단편집은 마음에 드는 단편부터 읽는 것도 방법이라지만 비행운은 굳이 순서대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영화같은 앞편들을 지나 일기같은 마지막을 덮고 나면 가슴이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