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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_ 필립로스 _ 문학동네 _ 1판3쇄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우리는, 그들은 이렇게 혹은 그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왜 이렇게 인생은 열심히 살려고 해도 꼬이고 부서지는 건가?삶은 과연 얼마나 장엄한 것이기에 고민으로도 용기로 내딛어도 걸려넘어지기만 하는가? 작가는 이전 몇권의 저작과 같이 어떤 이의 삶을 사소한 계기를 이용하여 꼬이게하고 돌아가게하며 끝내는 부순다. 그럼에도 그 안에는 시대상이 있고 읽는 이의 모습이 있기에 더욱 실감나고 그만큼 가슴아프게 한다. 문장이, 또 대사가 능수능란하게 머리속을 휘감아 정신을 못차리게하고는 귀를 잡아채고 달려나간다. 어느새 슬프고 어느새 한심하고 어느새 부서져있는 모습을 지켜보다 책을 덮노라면, 어느 책에서 였나 작가가 들려주던 인생의 격언, 남자는 아랫도리 간수가 핵심이라는 말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더보기
지상의 노래 _ 이승우 _ 민음사 _ 1판 7쇄 동어반복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문장이 경쾌하고, 덕분에 지루해지지 않는 느낌으로 쭉 내달렸다. 어쩌면 그러한 문장의 구조 또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을 내포하고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몇 페이지만 익숙해지면 이후는 일사천리. 성서속으로부터 겹쳐진 이야기들이 필요이상으로 친절한 문장들속에서 자기복제를 거듭하며 자라간다. 이야기의 무대는 넓은 듯하지만 집중적이기에 혼란스럽지 않으며 종교관. 시대상, 자기연민, 자책과 사건이 어우러지지만 층층히 포개진 전개속에서 잘 자리잡은 느낌이다. 소재와 인물이 많으나 너무도 절묘하게 포개져있기에 조금만 줄거리를 적어도 쉬이 헤살을 놓을 수있기에 언급하기 어렵지만, 문외한의 눈에도 꽉 짜여진, 찰진 문장의 맛속에서 속도감있게 쉬이 읽히는 좋은 소설임에 틀림없다. p.2.. 더보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_ 밀란쿤데라 _ 민음사 _ 2판 24쇄 어떠한 인물 혹은 주체를 가리켜 '존재'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추상적이고 의미를 직시하지 않고 그저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는 수사로 보여 매우 저어하는 표현중의 하나이다. 그 존재중에 선택된 두쌍의 남녀가 유사하지만 다른 인생속에서 반복하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살아간다. 이성에게, 스스로에게, 허상에, 감정에 이끌려 선택을 했다고 착각하며 이끌려가는 모습들이 되풀이된다. 다만 이 소설에서는 두쌍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시대속에서 혹은 상황속에서 수 많은 토마시가, 테레자가 있었고 비슷한 모습으로 우리는 반복하고 있을것이다. 챕터는 짤막하게 나뉘어져 읽기 어렵지 않았고 전체의 얼개도 서문에서 이미 알려주었지만 생각보다 이 소설은 그리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인간은? 이라 생각할때마다 손이 .. 더보기
고도를 기다리며 _ 사뮈엘 베케트 _ 민음사 _ 1판 85쇄 허무주의적인 극작가의 태도가 잘 드러면 명작이라고 불리운다. 정작 연극을 아직 보지 못한터라 정확하게 이렇다 말할수는 없지만, (물론 내용의 특성상 이렇다고 말한다고 해도 각자의 해석이 그러할뿐 정답은 없겠다만) 최근의 생각을 바탕으로 고도는 이런 의미였다.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수 없게만드는 꾸며진 희망 혹은 족쇄같은 것. 이 상황을 벗어나야한다는 자의식은 있지만 그렇게 하지못하게 만드는 자아합리화 혹은 얇팍한 보상심리. 불의를 목도하고서도 합의로 인식하게 만드는 자기위안 혹은 현재마저도 무너질 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런 약함을 약하게 유지시켜주는 어떠한 상징이 지금의 나에게는 고도라고 하겠다. 작중의 문장들은 역시 극위에서 배우분들의 연기와함께 들어야 더욱 좋게 느껴질 것만 같은 대목이 왕왕있었다. .. 더보기
철학자와 늑대 _ 마크 롤랜즈 _ 추수밭 _ 1판 10쇄 최근 몇 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한다. 머리가 굵어져서인지, 경험에서오는 반동인지, 생각하는 인간이고 싶어서인지는 확실하게 말할수는 없다. 상실에 대하여, 불의라는 것에 대하여 혹은 그런 것들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해도 생각만을 되뇌이고 있다. 여기 그보다 더 넓은 범주의, 시간선 위를 흘러가는 영장류가 삶속에서 느낄 수 밖에 없는 것들에 대한 우화가 있다. 인간은 왜 이렇게 못되 처먹은건일까? 인간은 왜 죽음 앞에서 당당하기 어려운것일까? 죽음은 망자의 아픔인가 남겨진 자들의 아픔인가? 도대체 그런 아픔에, 사랑에 경중이 있는것일까? 경중이라는 것이 부피인가 질량인가? 애초에 그것이 어떤 의미인가? 정리할 수 없는 정의에 대하여 철학자는 늑대와의 삶과 함께 천천히 이야기를 .. 더보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_ 줄리언 반스 _ 다산북스 _ 1판 17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저자줄리언 반스 지음출판사다산책방 | 2012-03-26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2011 영연방 ... 평범한 인생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수많은 수단들이 있다. 일상은 소중한 것이며, 어떠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일상을 떠나, 평범하다라는 미묘하고 의미하려는 바와는 다르게 변화무쌍한 단어를 삶에 적용했을 때 그것은 비교의 기준이 되어 오히려 괴로움의 단초가 되기도 할 것이다. 크게 두 장으로 나뉘어진 본문 자체는 빠르고 쉽게 읽힌다. 여러가지 사건과 기억을 반추하는 자극과도 같은 장면들이 파편적으로 뿌려져있는 1장을 지나면, 마치 앨범을 쭉 넘겨보고 돌아서면 그 앨범속의 .. 더보기
휴먼스테인 2/2 _ 필립 로스 _ 문학동네 _ 양장본 2판 1쇄 모두 상처받았는데 서로 상처입히기 바쁘다. 오해와 자기연민, 격렬한 방어기재와 심어진 공격성향.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은 그 스스로 엮은것만으로는 인과를 모두 유추할 수 없으며 결국 자욱하든 강렬하든 어떤 사람이 내비치는 오오라 같은 것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뒤엉켜 끈적하게 뭉쳐 미끄러지는 그 부분에서 피고 지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인이 자신에 있음에도 이미 인과는 자신을 떠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돌아오고야 만다. 모두 상처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열심히 살았지만, 모두가 가해자고 다같이 피해자다. p.46 인종차별주의자 교수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가? 하루아침에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인종차별주의자가 된다는 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딱 한 번 실수.. 더보기
일층/지하일층 (1F/B1) _ 김중혁 _ 문학동네 _ 초판 1쇄 사실 이 책은 보은의 의미로 구입한 책이다. 본디 단편집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기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영영 구입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일곱개의 단편과 단편만큼이나 공들여 쓰여진 해설은 매우 비현실적이며 현실적으로 짜여져있어 기대도 안한 나를 몰입으로 이끌었다. 물론 모든 단편이 마음에 쏙들었다고는 할수 없겠지만,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끝나!!" 하고 욱할 정도로 빠져드는 소설이 더 많았다. 좋은 구절을 소개하기에는 한편 한편의 길이가 길지 않아 어려우기에 각 편을 소개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나는 바질이 뭔지 찾아봐야겠다. 건축설계를 하고 있는 나도 이성을 잃고 검색의 유혹에 빠져들만한 도시를 주제로한 소상한 묘사와 서술을 만끽하시라. 그런데 이 소설이 왜 아직 1쇄인거죠?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