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at Netflix

넷플릭스 단독 영화를 보다가 문득 느끼게된 점이라면, 대작이라고 불리는 영화에서와 같은 다층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지지 않음에도 한가지 뾰족한 지점을 쥐어잡고 극 하나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이름과 포스터에서 풍겨나오는 참신함에 힘입어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초반의 흥미진진함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거나, 기승전-------결과 같이 뭔가 다 풀어내지 않고 미끄러진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었지요.

하지만 참신한 소재를 영화로 풀어내기위한 기법들만으로도 어느정도 호기심과 재미가 충족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저는 넷플릭스 단독 타이틀로 공개되는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기도합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좀 더 유연하게 판단해서 공개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소위 먹히는 완성된 영화뿐만아니라 특색있는 영화도 많이 공개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특별히 흥미가 느껴지지는 않았는데요. 시간을 다루는 영화치고 내부논리를 제대로 정리한 영화가 없었기도했고, 대화를 통해서 과거를 변경한다는 소재는 유명한 드라마 시그널에서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그널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일부 기반으로 다룬면이 있다고 하여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콜은 예고편에서 많은 부분이 예상되

그럼에도 불구하여 들려오는 평들이 좋아 약간은 떠밀리는 느낌으로 시작했습니다. 초반은 기대했던 대로의 전개로 보였습니다. 예고편을 보신적이 있다면, 인물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감독의 복안이 있을 뿐 상상하시는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평이해보일 수도 있는 전개지만 오영숙이라는 인물로 보여주는 진한 색채와 두시대의 대표적인 문화적 아이콘의 대비로 끌어들인 현실적인 무게추가 적절히 작동하였는 듯 생각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선택한 작품답게 결말은 참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요.

과거가 변화하면서 현실이 재구축되는 장면의 연출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파편적 연출, 배경의 변화 및 인물의 의상 교체를 통하여 '변하였다'는 인상을 진하게 부여하려고 하는듯 해보였네요. 극영화라고 치면 엄청나게 놀라울만한 연출은 아니었지만 너무 과하지 않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제작환경을 감히 가늠해 볼수는 없겠지만, 극의 무대가 몇군데로 한정되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과감한 시도였을 것이라고 상상도 되네요.

끝으로 누군가에게 권할 수 있는 영화인가하면 추천은 하겠지만 조금 사족이 달릴것만 같습니다. 결말에 대한 감상은 물론이거니와 소위 나비효과로 대표되는 시간에 대한 영향력이 매우 일부에만 집중되어있기에 감독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않고 의심하는 순간부터 행동에 대한 긴장감이 많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앞뒤 논리에 대해 조금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인물의 답답한 행동에 내적 핑계를 연결해줄 수 있다면 전종서 배우의 현란한 연기를 감상하시는 것만으로도 제법 괜찮은 두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듯합니다. 총총.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