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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비소설

고립의 시대 _ 노리나 허츠 _ 웅진지식하우스 _ 밀리의서재

2022년, 코로나 3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정말 셀수 없이 많은 방향으로 우리의 삶에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방역을 위한 크고작은 관계의 단절, 방법의 변화는 기술의 축복이기도하지만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오가던 문제점들이 솟아오르게된 계기가 된것도 같습니다.

'고립의 시대'는 사회에 대한 분석과 논평을 하는 책 중 가장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책으로 보입니다. 많은 갈래의 사례들이 있고 한국의 이야기도 담겨있으며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에대해서도 제법 실제적으로 접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많은 영역을 다루되 지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것은 지루할 것이 뻔할것같은 책을 읽음에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부분입니다.

외로움은 그저 정신 건강상의 위기만이 아니며, 혼자 있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 책의 서장은 매우 명확해 보입니다.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더 광의의 것으로 재정립하면서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양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도구로 벼려내는 듯 하지요. 

 p.35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는 능력, 그러니까 타인에게 거리감을 느낄 때 겪는 고통과 불안은 탁월한 진화적 특성이다. "외로움이라는 촉발 기제를 꺼버릴 수는 없습니다." 외로움 연구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시카고대 존 카치오포 교수는 말했다. "그건 마치 허기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먹으라는 신호가 없는 것이죠." 

스마트폰이라는 절대적인 연결도구를 통하면 대저 이것이 소통을 위한 도구인지 전투를 위한 도구인지 헛갈리는 경우를 왕왕볼 수 있습니다. 이 적은 사례들은 자극적인 관심을 갈구하는 입장을 거치면 마치 하나의 담론이나 되는 것처럼 적당한 미사여구를 붙여서 불어나게 되고, 이것은 또 다른 전투의 밑거름이 되고 맙니다. 이 책은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으로 두드러진 21세기 고립사회에서 외로움과 연결, 그리고 기술이 어루러졌을 때 지금 우리가 부정적으로 볼 수 있을 양상들의 생성과 이해 그리고 작은 해결방법을 제안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보였습니다.

다만,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복합적일수 밖에 없어보이는 상황을 너무 일괄적으로 외로움이라는 잣대로 해석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교육과 관심, 그리고 공동체의 노력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어보이는 지금 시대에 대한 진단이겠지만, 지금보다는 협소한 범위의 분석이지만 조금은 더 실천영역의 방법적인 제안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같다는 아쉬움도 가져봅니다. 물론 그런 방법이, 그것도 실천가능한 명제로 툭 튀어나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겠지만요.

지난 미대선의 아이콘과 같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기반을 해석하는 관점은 무언가 관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으며 민주주의라는 도구와 외로움의 관계를 지나 물리적 접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최근 누군가 우리를 싸우게 하는 것같은 분위기가 궁금하다거나 사는 건 괜찮은 것 같은데 내가 왜 이렇게 힘든것 같을까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께 직접적 도움이 될듯한 책, 고립의 시대 였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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