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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소설

산 자와 죽은 자 _ 넬레 노이하우스 _ 북로드 _ 초판 1쇄

몇 달을 책을 놓았다가 집었다하면서 여러 권을 만지작대다가 오랫만에 한권을 마쳤다. 이게다 젤다 때문이다. 게임를 마무리하면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게임의 퀄리티에 비하여 메인스토리 자체가 평이하고 그저 그럴법 한 전개이며 게다가 짧았다는 것인데, 소설은 그런 면에 있어서 부족했던 부분을 깔끔하게 채워주는 만족감이 있어 새삼 즐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다는 훌륭하다. '경험'만으로 즐거운 훌륭한 게임이다.)

책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초중반은 뭉근하고 갑갑한 느낌이 없지않았다. 사건의 심대함에 비하여 형사들의 집중력은 연말이라는 소설의 시간대처럼 붕 떠있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으로, 굳이 사건을 더 어렵게 만들어 보이고 싶은 의도가 직접적으로 묻어나와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미움받는 역할을 하는 새로운 경찰측 등장인물이 그 첨병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모습은 오랫만에 잡은 책을 읽어나가는데 여러번 걸림돌이 되었다. 인물의 얄미움이 아니라 그 일반적인 모습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범행의 의도와 목표가 조금씩 선명해지고 속도를 붙여나간다. 그 범행은 잔혹하고 대상을 잘못찾았지만, 기저의 감정만은 이해할 수도 있을것만 같아보인다. 그에 비하여 수사기관의 움직임은 무엇에 홀린 것인지 엉성하기 이를 데 없다. 아마도 우리가 접하는 경찰, 검찰로 대표되는 수사기관의 기법은 일반에 공개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걷어내고나면 전개가 답답하고 늘어지게 묘사될 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내부의 작위적인 마찰을 심어가면서 까지 휘청이게 하여 그저 답답해보이기만 했다.

그러나 이번 타우누스는 지금까지의 어떤 시리즈보다 명료하다. 범죄는 동기와 수단이 적절히 묘사되며, 시리즈라는 특성에 있어 피아의 가족이야기가 확장되고 반장님도 몇가지 변화를 맞이한다. 이전 책까지는 최소한 중요 인물들에 관하여는 시리즈 중간부터 읽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친절로 인한 느슨함이 있었다면, 이번 권에는 앞부터 읽어내려온 보람이 있게 인물의 주변이야기도 갑갑한 수사 상황과 같이 잘 섞여들어간다. 지난 권이 완결같았다면, 이번 책은 적더로 두 주인공에 있어서 한발 더 나아가는 진취적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무능하게 까지 보이는 수사 전개만 잘 극복한다면, 즐거운 시간보내실 수 있겠다. :D

산 자와 죽은 자
국내도서
저자 : 넬레 노이하우스(Nele Neuhaus) / 김진아역
출판 : 북로드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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